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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도진 목회자들의 ‘선거 병’

편집국장 0 930
<사설> 또 도진 목회자들의 ‘선거 병’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고질병이 또 도졌다. 이번만은 그러지 않겠지 하는 바램을 가졌으나 이러한 필자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바로 ‘6.13전국동시지방선거’에 그들의 모습이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났기 때문이다.

선거 후에 불어오는 후폭풍을 그렇게도 두들겨 맞으면서도 왜 또 그런 행동을 취할까 하는 생각을 해볼 때 참으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목회자라고 해서 선거에 관심을 갖지 말라는 법은 없다. 목회자도 정치인으로 나설 수도 있고 직접 선출직에 출마할 수도 있다.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자유이며 또 많은 사람들이 그런 행동들을 취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명색이 성직자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진흙탕 속에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똑같은 생각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고 비난하며 밟아 뭉개는 그러한 행동들을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자칭 양 떼를 인도하는 목자라는 사람들이 말이다.

그렇다면 목회자가 선거판에 뛰어드는 진정한 속내는 뭘까.
 
누가 뭐래도 ‘혹시 떨어질지 모르는 떡고물’ 때문이다. 그도 아니라면 선거 기간 중 지급되는 얼마간의 돈 때문이 아니고는 어떤 말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좋다.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당선이 됐다고 치자. 그럼, 당선인은 자신을 지지해 준 특정 목회자에게 무슨 이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만에 하나 그런 생각으로 지지했다면 그 사람은 분명 바보 아니면 멍청이다. 자신을 지지한 후보가 당선이 됐다한들 당선자 마음대로 지지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가 없다.
 
자신을 지지해 준 지지자들이 어디 한 둘이며 설령 당선 후 챙겨준다 한들 이를 지켜보는 눈이 한 두 개 이겠는가. 더욱이 요즘같은 대명천지에 그런 생각을 하고 지지했다면 그건 이미 당선인은 물론이고 자신도 영어(囹圄)의 몸이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언젠가 이번 선거에서 한국 교회 수도권 목회자 417명이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한다는 보도를 보았다. 이들 목회자들이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게된 이유로는 동성애자들의 최대 축제인 ‘퀴어축제’를 박원순 후보가 서울광장을 사용토록 승인해 줘 동성애를 반대하는 개신교의 입장에서는 이를 두고만 볼 수 없기에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이는 바로 며칠 전 1,341명의 목회자들이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직후의 모양새다.

하지만 그러한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일 사람이 몇이나 될까. 분명 김 후보를 지지한 목회자들은 박 후보와는 상대가 못된다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조금이나마 더 말 상대가 될 것 같은 김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혹시 김 후보가 당선이 되면 “우리가 그때 그렇게 도왔지 않느냐. 그래서 당선이 되지 않았느냐”하는 말도 안되는 말로 김 후보를 들볶으려는 수작은 아닐까.

더욱이 ‘내 편’ ‘네 편’으로 갈리어 서로가 서로에게 삿대질을 하고 침을 뱉는다면 과연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는 성도(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

문제는 또 있다. 목회자가 특정 후보를 지지할 경우 자신이 담임목사로 있는 교회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담임목사라 해도 특정 후보를 지지토록 하거나 그러한 행동을 보여서는 안된다. 이는 분명한 공직선거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당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 가운데 담임목사가 지지하는 후보를 어떤 성도는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목회자와 성도 간에 보이지 않는 반목과 갈등이 야기될 수 밖에 없으며 결국은 교회가 흔들리는 결과로 귀착되게 되어 있다.

그렇잖아도 한국 교회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날 줄을 모른다고 아우성인 이 마당에 교회의 중심이 되어야 할 목회자마저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휩쓸린다면 과연 교회는 어디로 갈 것인가.

목회자란 모름지기 철저히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아무리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신선하고 마음에 든다할지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목회자 개인의 마음 속으로만 품을 일이지 절대로 외부에 표출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한국 교회 일부 목회자들은 드러내 놓고 지지를 하고 있으니 도대체 이러 사람들을 어떻게 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목회자는 오로지 목회에만 열중하면 된다. 다른 길을 생각하면 안된다. 낙타 무릎이 되도록 기도를 하고 전도를 해도 부족한 지금, 목회는 뒷전으로 물리고 다른 세상적인 것을 우선 순위로 둔다면 이는 분명 하나님을 배반한 것이나 다름 아니며 동료 목회자들에게도 결코 당당한 목회자로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 목회자 없는 교회는 존재할 수 있어도 성도없는 교회는 존재할 수 없다.
 
꼭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야만 정신을 차리겠는가. 제발 마음을 다잡고 목회 본질을 회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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