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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학의 아침칼럼> ‘수장의 말’

편집국장 0 1011

<김병학의 아침칼럼>  ‘수장의 말’

구미호(號)가 흔들리고 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토속 정당으로 자리매김 해 오던 자유한국당을 물리치고 보무도 당당히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장세용 후보가 임기 4년의 구미시장으로 항해에 돌입하자마자 배 밑바닥에 물이 새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당시 장 후보의 당선은 세간의 화제를 불러 일으킬 정도로 전 국민적 관심을 모았으며 장 후보 역시 그러한 기대와 우려를 안고 43만 구미시민의 수장으로 둥지를 틀었다.


사실, 장 시장이 구미시장으로 스타트 라인에 오를 때만 해도 반신반의한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고향만 구미지 성장은 대부분 외지에서 해 온 사람이 구미 사정을 얼마나 알겠는가”라는 의문과 함께 “대학교수가 얼마만큼의 행정력을 펼 수 있을까” 하는 등등의 말들이 무성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역민들의 속사정을 꿰뚫는데 한계가 있을거라는 지적이 적잖은 설득력을 가졌었다.


하지만 문제의 물꼬는 장 시장이 먼저 텄다. 후보 시절 그는 구미시 ‘새마을과’를 없애고 ‘새마을테마공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장 후보 자신이 당선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세운 ‘뜨거운 감자’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 이러한 말이 나왔을 때 일부 시민들은 “그게 말이나 되느냐” “맞아, 이제는 구시대적 사고에서 벗어나 시대에 걸맞는 행정을 펴는게 맞다”라는 두 가지 사고로 극명한 차이를 두고 대립했다. 그만큼 구미와 ‘새마을’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장 후보가 구미시장에 당선되자마자 가장 먼저 일을 저지른게(?) 이들 두 가지에 대한 약속이행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일부 NGO와 새마을 관련 사회단체 등에서 가장 먼저 제동을 걸었다. ‘다른 지역은 몰라도 이곳 구미만은 새마을과 같이 가야 한다’는 논리에 장 시장의 의지는 꺾이기 시작했다.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이 뱉은 말을 실행에 옮기려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결심은 엷어지고 있었다.


급기야 지난 14일 장 시장은 「행정기구 설치조례 전부 개정안」에 담긴 새마을과 부서 명칭 변경과 관련 새마을운동의 기본정신과 지역정서를 고려하여 △시민협치새마을과 △시민소통새마을과 △새마을공동체과 3개의 안을 구미시의회에 제안하는데 마침표를 찍었다. 다시 말해 지금의 ‘새마을과’ 명칭을 이들 명칭 가운데 하나를 구미시의회에서 택해 줄 것을 건의함으로써 공을 의회로 슬그머니 토스했다. 더 이상 이 문제와 관련해서 끌려 다니고 싶지 않다는 마음의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장 시장의 행보에 시민들은 적잖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말마따나 ‘박정희 역사지우기’(?)를 자신의 행정 철학으로 삼았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밀고 나가는게 맞다. 이는 비단 ‘새마을’과 관련된 것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시장이란 해당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즉, 시장의 한 마디는 곧 지자체의 행정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행정이란게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랫사람들이야 인사권자가 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면 안하면 그만이다. 그만큼 시장이 내뱉는 말 한 마디 한마디는 신중하고 깊은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일게다.


그토록 ‘새마을과’를 없애고 ‘새마을테마공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자 시장의 이러한 행동에서 과연 구미시의 미래는 어디로 흘러갈지 궁금하다. 명색이 시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자신이 뱉은 말에 대해 책임을 지지 못하고 유야무야 돼 버린 현실 앞에 43만 구미시민들의 마음은 내내 헛헛할 따름이다. 더욱이 이제 임기 시작 6개월도 안된 상황에서 나타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행여 ‘늑대와 소년’과 같은 모양새가 나타나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이 앞서는 아침이다.


/ 본지 발행인, 언론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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