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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학의 아침칼럼 '兎死狗烹 甘呑苦吐'

편집국장 0 30

김병학의 아침칼럼 '兎死狗烹 甘呑苦吐'


‘교활한 토끼가 잡히고 나면 충실했던 사냥개도 쓸모가 없어져 잡아 먹게 된다’는 뜻으로 중국 춘추시대 월(越)나라 재상 범려(??)가 한 말에서 유래된 고사성어 토사구팽(兎死狗烹).?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뜻을 지닌 ‘감탄고토(甘呑苦吐).


이 두 사자성어는 인간이라는 사회적 동물이 얼마나 교활하고 간사하지를 단적으로 나타내 주는 말들이다.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작금(昨今), 무엇을 하든지 나에게 득이 없으면 끼어 들려 하지 않고 조금만 손해를 보아도 죽자사자 자신의 몫을 찾으려 눈에 불을 쓴다.


과거 농경사회의 경우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나누고 베풀 줄 아는 그런 시대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산업사회라는 괴물(?)이 등장하더니만 우리의 마음마저 삭막하게 만들어 버렸다. 하루 종일 휴대폰이 손에서 떠날 줄 모르며 자칫 이것을 분실하기라도 할 경우 천지개벽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게 우리의 자화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는 ‘측은지심’이라는 인간본연의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이는 거부할 수 없는 그 무엇으로 살인자든 방화범이든 누구에게나 내재해 있다. 다만, 그러한 마음을 그때그때 표출하지 못할 뿐 속으로는 늘 안타깝고 짠한 마음은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간본연의 뿌리가 갈수록 흔들리고 옅어만 가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상대방을 만난 처음에는 마치 그 사람이 나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다가도 단 며칠도 못 가 추악한 정체를 드러내고 만다. 그것도 아주 사소한 실수 아닌 실수를 근거로 당사자를 내쳐 버린다.


상대방이 나에게 커다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하고 동행을 요청했는데, 막상 일을 진행하다 보니 생각만큼 실적도 없고 괜히 월급만 축내는 것 같아 그 조직에서 떠나도록 통보(해고)를 해 버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방을 해고 시킨 당사자는 얼마나 능력이 특출하고 무한대의 힘을 지니고 있는가. 사람이란 누구나 반드시 부족한 부분이 있고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함께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한자에서도 사람을 뜻 하는 ‘人’자가 두 사람이 서로 기대어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조물주는 인간을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었다.


삶이란 자신의 ‘입맛에 맞다고 해서 삼키고 입맛에 맞지 않다고 해서 뱉어내는’(甘呑苦吐) 그런 동물이 아니다. 비록 입에는 쓰나 몸에는 이롭기 때문에 보약을 먹는게 아니겠는가. 그런 사람들은 보약마저 먹을 자격도 없다.

더욱이 내 뱃속에서 난 자식도 마음에 안들 때가 많은데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사회라는 조직체에서 어찌 모든게 내 마음에 들기를 바라는가.

또 ‘교활한 토끼가 잡히고 나면 충실했던 사냥개가 쓸모 없어져 잡아 먹게 된다’는 토사구팽(兎死狗烹) 역시 사람으로서는 취해선 안 될 짓거리다. 교활한 토끼를 잡기 위해 갖은 감언이설로 상대방을 현혹시켜 온갖 위험과 고통을 당하게 해 놓고 막상 토끼를 잡고 나니 그 토끼를 잡은 사람이 더 이상 필요가 없다고 판단, 해고를 시킨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시대는 자꾸만 이러한 모순들이 횡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정으로 충성과 헌신을 바란다면 이는 분명 ‘숲(나무)에서 고기를 잡으려는(緣木求魚)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다.

뼈를 깎는 고통을 당하면서 노력을 해도 어느 순간 내침을 당할건대 어떤 바보가 그런 위험을 감수하려 들겠는가. 결국 우리 스스로 ‘보신주의’와 이기주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 놓고도 불만을 토로한다. “믿을만한 사람이 없다”고.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자신의 마음에 안 들고 무능력해 보인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고 대못을 박는다면 당사자 역시 머지않은 장래에 상대방에게 주었던 눈물이 피눈물이 되고 그때 박았던 대못보다 더 크고 깊은 대못이 되어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세상이요 삶의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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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으로 책을 잔뜩 쌓아놓고, 혹은 잘 구비된 서재를 가지고서도 머릿속은 아는 것 없이 텅 비어 있는 사람이 되지 말라. 많은 책을 가지고 싶어하면서도 결코 그것을 이용하지 않는것은 잠자는 동안에도 줄곧 곁에 촛불을 켜두기를 원하는 어린이와 같다. - 피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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