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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학의 세상만사 '꿈을 가져라'

편집국장 0 329

김병학의 '세상만사'


꿈을 가져라


당대 최고의 사상가이자 정치가, 행정가, 의사, 지리학자, 과학자였던 그. 당시 임금이었던 정조도 늘 그를 곁에 두고 국가경영을 위한 담론을 펼치며 그가 하는 일이라면 가능한 신뢰를 보낼만큼 신임이 두터웠던 그. 바로 다산 정약용이다.


하지만 그러한 정조의 지나친 사랑은 오히려 공서파(서학을 공격하는 세력)로 하여금 약용의 입지가 현저히 불리해지는 결과를 맞고 말았다. 정조가 죽고 순조가 즉위하자 공서파는 천주교를 신봉했다는 이유를 들어 약용을 전라도 강진으로 유배를 보내게 했다.
한창 일할 나이였던 그의 나이 불혹에 너무도 억울하게 유배길에 올라야 했던 약용은 이후 무려 17년이라는 세월을 유배지에서 살아야만 했다.


그렇다고 해서 약용이 유배지에서 무위도식한건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정치적인 논리에 휩쓸리지 않아서인지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에 매진했다. 그때 지은 책들이 우리가 익히 아는 지방 관리들의 폐해를 없애고 지방행정을 쇄신하기 위한 ‘목민심서’, 조선시대 범죄의 처벌원칙과 해설을 담은 ‘흠흠신서’ 그리고 행정기구의 개편을 비롯한 관제, 토지제도, 조세제도 등 모든 제도의 개혁원리를 제시한 ‘경세유포’가 모두 유배지에서 쓰여진 책들이다.


특히, 유배지에서 세 아들에게 보낸 편지는 세월이 흐른 지금도 최고의 교육도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아버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루는 약용이 집을 떠나는 아들 학유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 물론 약용은 평생 동안  아들들에게 수시로 편지를 써 아들들의 삶에 나침반 역할을 했음은 당연하다.


“고대의 성인인 순 임금은 어떤 사람이기에 그토록 위대할 수 있는가? 그처럼 행동하면 그렇게 위대한 사람이 된다”

“주공은 어떤 사람이기에 그토록 위대할 수 있는가? 그처럼 행동하면 그렇게 위대한 사람이 된다”

“유향과 항유는 어떤 사람이기에 그토록 위대할 수 있는가? 그들처럼 행동하면 그렇게 위대한 사람이 된다”

“왕희지와 왕헌지는 어떤 사람이기에 그토록 위대할 수 있는가? 그들처럼 행동하면 그렇게 위대한 사람이 된다”


결론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바가 있으면 오로지 되고 싶은 사람을 본받으면 그렇게 된다는 얘기다.


특정 분야에서 1인자가 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자기만의 롤모델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대회를 석권한 피겨스케이트 여왕 김연아 선수는 전설적 선수인 미셀 콴을 우상으로 여겼으며 천재 시인 이백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소년 시절 이백이 산속에 들어가 공부를 하던 중 아무리 노력을 해도 실력이 늘지 않고 마음 한 구석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그리웠다. 결국 공부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산을 시작했다. 이백이 한참 하산을 하는데 한 노파가 물가에 쪼그리고 앉아서 바위에 연신 도끼를 갈고 있는게 아닌가. 이백이 연유를 물어보니 노파는 들은 척도 안하고 계속해서 도끼만 갈 뿐 어떠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순간 이백은 ‘아무리 바늘이 필요하기로서니 저렇게 큰 도끼를 어느 세월에 갈아 바늘을 만든단 말인가’ 하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이때 이백은 느꼈다. 비록 많은 시간이 걸리는 한이 있더라도 온 정성과 힘을 다해 도끼를 갈다보면 언젠가는 도끼가 닳고 닳아 결국에는 바늘이 되지 않겠는가(磨斧作針)하는 생각에 그 길로 다시 돌아가 학문에 매진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자신만이 추앙하는 롤모델은 있는 걸까,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 정도로 한 분야에 집중하고 노력하는 집념어린 사람들은 있는 걸까. 물론,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을 볼 때 롤모델이나 집념은 고사하고 어떻게 하면 땀 안 흘리고 편히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미안하지만 노력없는 대가는 없으며 세상에 공짜란 없다. 엄청나게 운이 좋아 로또에 당첨됐다 하더라도 땀을 흘리지 않고 얻은 재물이기에 순식간에 남의 주머니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요즘 사람들은 자신만의 꿈이 없다. 굳이 꿈이라는걸 들라면 ‘돈 버는 것’외에는 없다. 오로지 돈 돈 돈이다. 마치 돈만이 인생의 최고의 가치인 양 돈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진정 돈의 노예가 돼 버렸다. 하지만, 돈이란 꿈을 이룬 후에는 얼마든지 들어오는 것이다. 꿈을 먼저 이루려 노력을 해야지 돈을 먼저 벌려고 하다 보니 순서가 바뀐 삶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힘든 삶을 사는 것이다.



/ 본지 발행인, 언론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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