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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학의 세상만사 '프리 라이더'

편집국장 0 201

김병학의 세상만사

'프리 라이더'


‘자신은 노력과 공헌을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이룬 성과를 공짜로 누리(빼앗)는 사람’을 우리는 ‘프리 라이더(free rider)’라 부른다. 좀 더 가혹하게 말하면 남이 피땀 흘려 이뤄 놓은 열매를 은근슬쩍 도둑질 해가는 그런 사람을 의미한다.


하긴 1960,70년대에는 그러한 프리 라이더들이 흔하디 흔했다. 실제로 공짜기차를 타고 집까지 갔다는 친구를 보면 은근히 부럽기까지 했다. 그땐 그랬다. 모두가 먹고 살기가 힘들었기에 기차 한번 몰래 탄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비난의 대상이 되진 않았다. 오죽했으면 표도 안끊고 기차를 탔겠느냐고 감싸주기까지 했다. 혹여 검표원이라도 올라치면 후다닥 화장실로 숨고 기차 난간에 매달리고 그랬다. 그래서인지 그런 친구가 멋있어 보이고 ‘나도 언젠가는 꼭 공짜기차를 타봐야지’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가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아니 180도로 바뀌었다. 만에 하나 무임승차를 했다가 걸리면 30배에 달하는 운임료를 물어야 한다. 하긴 요즘은 아예 표검사도 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니 그만큼 신뢰가 구축되었다고 봐야할지 아니면 아예 포기를 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러한 프리 라이더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금이 60,70년대 처럼 먹고 살기가 힘든 시대도 아닌데 자꾸만 프리 라이더들이 늘어가는 것만 같아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
물론 열차를 공짜로 타는 그런 수준 낮은 프리 라이더를 말하는게 아니다. 이제는 수준의 높음을 넘어 뻔뻔해지고 대담해지고 있다.


거기에는 정치권이 가장 큰 원흉이다. 임기가 다되도록 법률제정안 한 건 발의 안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뭐가 그리도 바쁜지 국회출석률마저 형편없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지방의회는 더 심각하다) 거기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각급 공사와 정부 산하 단체 역시 프리 라이더들로 득실거린다. 과거 자신의 선거를 도와줬다는 이유를 들어 보은차원에서인지는 모르나 정체도 불확실한 무슨 감사니 이사니 하는 자리를 잡고 앉아 매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월급을 받아가는 이런 부류들이야말로 진정한 프리 라이더들이다.


특히 요즘같은 상황에서 서민들은 하루 벌어 하루 살기가 마치 살얼음 위를 걷는 그런 일촉즉발의 위기인데도 그들은 늘 여유롭고 만면의 웃음이 넘쳐난다. 얼굴에 개기름이 좌르르 흐른다. 도무지 우리네와는 융화될래야 융화될 수 없는 물과 기름과 같은 매우 특이한 족속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프리 라이더가 되기 위해 정치권에 줄을 대고 온갖 사기성 짙은 말로 모사를 꾸미기에 여념이 없으니 이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직장인 사회에서 조직 안에 프리 라이더가 50%나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누구는 힘들어 일하는데 또 다른 누구는 말로만 농사를 짓기에 바쁘다. 남들이 애써 만들어 놓은 작품을 쥐도 새도 모르게 훔쳐가 마치 자신이 만든 것처럼 주장을 하는걸 보면 이는 프리 라이더를 넘어 분명 도둑놈인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이 오히려 더 당당하고 힘도 세다. 말도 많다. 게다가 아무런 죄책감이나 미안함도 없다. 당연하다는 태도다. 인간이기를 포기한지 오래된 느낌이다.


입만 열었다 하면 거짓말에 감언이설로만 점철된 정치권, 가능한 국민들을 기만하고 속여서 어떻게든 자신들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라는 지극히 파렴치한 사고를 필생의 목표로 삼는 그들에게 과연 유권자들은 뭘 기대하고 뭘 배운단 말인가.

그래도 어쩌겠는가, 모두가 우리가 뽑은 작자들인데. 우리는 언제쯤 프리 라이더들이 사라지는 세상을 살아볼까, 아니 그러한 날이 오기는 올까.   


/ 본지 발행인, 언론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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