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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학의 아침칼럼 '선출직의 품위'

편집국장 0 474

김병학의 아침칼럼


선출직의 품위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직품(職品)과 직위를 아울러 이르는 말’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 ‘사물이 지닌 고상하고 격이 높은 인상’을 ‘품위(品位)’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36조도 “지방의회의원은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하며 청렴의 의무를 지고 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여야 한다.

또, 지방의회의원은 지위를 남용하여 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 또는 기업체와의 계약이나 그 처분에 의하여 재산상의 권리·이익 또는 직위를 취득하거나 타인을 위하여 그 취득을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며 지방의회 의원이 마땅히 지켜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즉, 둘 다 ‘직위에 맞는 품격을 바탕으로 그에 걸맞는 위엄과 격이 높은 인상’을 갖추라는 의미로 재해석할 수 있다. 특히, 사인이 아닌 선출직 인물이라면 이러한 정의가 더 강하게 적용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정의를 비웃기라도 하듯 꼴불견 상황이 발생했다. 며칠 전 국민의힘 소속 제천시의원 A씨가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어기고 도박판을 벌이다 경찰에 적발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더욱이 당시 해당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코로나와의 전쟁으로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사람들이 모인, 그것도 마을 이장 집에서 주민들과 판돈을 걸고 속칭 ‘고스톱’을 치다 경찰에 붙잡혔으니 말마따나 동네 부끄러워 고개를 못들 지경이다.


수신도 못하는데 치국이라니

선출직 인물이란 본시 매사에 신중한 행동으로 주민들의 지탄을 받아서는 안됨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는 당사자는 곧 특정 집단을 대표하는 성격을 지니는 관계로 한 사람의 그릇된 행동은 곧 해당 집단에 관여하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의 그릇된 행동으로 확대해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해당 시의원은 지방자치법 제36조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행동을 하고 말았다. 당연히 본인은 “할 말이 없고 창피하다”라고는 했으나 이는 말로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잊을만하면 ‘지방의회 무용론’이 불거져 나오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설상가상, 이런 사람들한테 ‘주민대표기능’과 ‘조례입법기능’ ‘통제감시기능’을 맡긴다는게 어쩌면 처음부터 어불성설이었는지 모른다. 수신(修身)도 못하는 사람한테 제가(齊家)와 치국(治國)을 기대한 자체가 무리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 지역 의회는 그럴 일 없다고 해서는 곤란하다. 더욱이 이는 특정 지역에 한정해 발생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한 문제다.

하긴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야 이렇듯 크게 확대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라는게 어디 몇몇이서 눈감아 준다고 해서 있는 문제가 없어지기라도 한단 말인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 발행인 · 언론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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